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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와의 대화

  • 홍성열 | |
  • 조회 : 3011
  • 등록일 : 2014-03-10
몇 해 전 군수실에 덥수룩한 수염과 백발의 긴 머리를 뒤로 동여맨 노인 한 분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남루한 차림으로 보아 구걸하러 오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그분을 맞이하였는데 그분은 외모와 다르게 예의범절이 바르고 소신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분이 하시는 말을 잘 들어보니 형석고등학교로 건너가는 보강천 징검다리 한 개가 침하되어 불편을 겪고 있으니 속히 보수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즉시 해당 과에 지시하여 장비를 동원해 3시간 만에 복구를 해 드렸습니다.
얼마 후 다시 저를 찾아온 그 노인은 대뜸 집무실 바닥에 얼굴을 묻고 절을 하며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어르신 왜 그러십니까? 얼른 일어나십시오!” 의자에 앉게 한 후 말씀을 들어보니 하찮은 사람이 군수실을 찾아와 제기한 민원을 즉각 해결해 준 것이 너무 고마워 견딜 수가 없기에 이렇게 다시 찾아왔다며 연신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주말인 어제 시내에서 그분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무거운 가방을 지고 지나가는 모습이 꽤나 힘들어 보이고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그분을 불러 인근 가게로 모시고는 잠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무거운 가방 속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여 확인하였더니 꺼내 놓은 것은 마른 화초가 심겨진 꽤나 무거운 화분이었습니다. 그리고선 “사람들이 버린 화분을 주워 가는 것인데 물을 주고 잘 가꾸어서 꽃을 피우면 마음씨 착한 사람에게 선물하려고요”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은 이어서 이제 죽을 날이 머지않았다면서 시신도 기증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그날 노숙자 노인에게서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하나의 인생철학을 배웠습니다.
여러분은 인생의 끝에 무엇을 남기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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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4-07-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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